영아원 아이들은 만 5세가 되면 새로운 곳으로 이사 갑니다. 영아원에서는 가장 큰 아이들이지만, 아직은 많이 어리지요.
그래서 이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가야 하는 것에 설렘 또는 두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저희는 아이들이 가기 일 년 전부터 언제쯤 갈 것인지 어느 곳으로 가야 하는지를 많이 논의합니다. 어느 정도 결정이 되어서 이제 조금씩 아이들에게 이야기해 줘야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주 월요일, 4명 아동과 어른 4명이 짝을 이루어 가평 잣향기푸른숲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오전에 비가 살짝 와서 살짝 춥긴 했지만,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뛰어다니느라 추운 것을 알기 어려운 정도였습니다. 산 중턱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아이들은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을 아주 신기해했습니다.
올라가면서 지나가는 담비를 만나기도 하고 높이 올라가면서부터 귀가 먹먹해지는 것도 경험하였지요. 가자마자 안에 들어가서 짝끼리 앉아 있었는데요. 이제 아이들이 많이 커서 만들기 체험 전에 필요한 물건도 엄마 몫까지 챙겨서 받아서 가져왔어요. 색다른 일이었을 거예요. 컵과 등을 만들면서 서로 무엇을 그릴 것인지 이야기하며 좋아했고 재미있어했어요.
밖에 나가서는 안내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숲 설명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그곳에서 유명한 잣방울을 보여주시며 발로 방울 껍데기를 벗기며 열매를 아이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셨어요. 잣 이파리는 하나에 몇 가닥이 있는지 세어보기도 하면서 다시 하나씩 나눠 주셨지요.
산을 다니며 두 명씩 짝지어 경주도 했는데요. 정말 정말 열과 성을 다해 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숲에서 마지막에 선생님이 파이팅하자고 하셔서 주먹을 모두 모아 파이팅을 외쳤습니다.
간식을 먹고 안에 들어가 잣방울로 목걸이도 만들고 팔찌도 만들었는데요. 작은 방울이 목과 팔 모두에 예쁘게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진짜 마지막... 우리가 왜 그곳에 왔는지를 아이들과 이야기했어요.
왜 이곳에 왔는지를 묻고 이제 영아원을 떠나 다른 곳에 가야 하는 시간이어서 인사하려고 왔다고 말해줬어요. 그러냐고 말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엄마와 헤어지기 싫다며 같이 간 엄마를 안아주는 아이도 있었어요. 미리 준비해 간 종이를 나눠주고 아이들이 처음 영아원에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모습이 담긴 다양한 사진을 전해 주었어요. 자기 어렸을 때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고 귀여워하더라고요.^^ 그중에 좋아하는 자기 사진을 잘라서 스티커로 꾸미는 활동을 하고 이별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지원하는 산림복지서비스이용권으로 다녀왔어요.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